아침은 볶음밥 없이 기본 차에 빵 계란 소세지 버터 딸기잼 버터링으로 떼우고 차에 올라 탔다. 잠시 달리다 보니 아무도 없는 한적한 도로가 나온다. 뭐 이런 도로야 널리고 널렸지만-
아무도 없는 길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자며 또 차를 멈춰세웠다. 남자들의 dslr에 여자들의 핸드폰 카메라까지- 연예인이 된 기분이다. 다 함께 점프샷도 찍고, 설정컷도 많이 찍었다. 미 서부에서의 오프로드를 달리는 기분도 이런 기분일까 싶다.
사진을 찍다가, 추워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혼자만 차로 돌아왔다. 그리곤 차 안에 있던 영어를 못하는 드라이버 네르고와 소통을 하려 했지만 실패. 핸드폰 조차 잘 터지지 않아 몸짓 발짓 웃으며 함께 셀카를 찍었다. 참 티 없이 순박한 네르고-
잠시 마트에 들렸다. 땅덩어리가 큰 몽골답게 넓직한 곳에 우두커니 나홀로 서 있는 마트- 숨 쉴틈 없이 빽빽한 한국과는 참 다른 모습이다.
오늘도, 장바구니에는 술이 가득하다. 나는 몽골의 추위를 도저히 견딜수 없어서 바지 안에 신을 두꺼운 레깅스도 구매했는데, 대실패다. 살만한 것이 없어 한국에서는 도저히 신을 수 없는 은색 반짝이 스타킹을 구매했는데 뻣뻣해서 촉감도 별로고 사이즈가 작아서 피도 안통하는 느낌이다.
술과 함께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구매했다. 인상을 한껏 찌푸리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내 모습도 사진에 남아 있는데 차마, 올릴수 없어서 글로 대신한다. 분명 맛있었는데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빈이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몽골의 튀김만두- 나는 이런 음식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꽤나 유명한 음식인가보다.
이 튀김만두조차 양고기다. 역시 여자들은 누린내 때문에 한입 먹고 내려놨다. 가이드 아미는 잘 못먹는 우리가 안쓰러웠는지 김치가 든 튀김만두도 주문해줬는데, 아 이것도 좀- 미안해 아미.
가장 맛있게 먹었던 컵라면- 사진은 정말 맛없어 보이지만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다. 뭐 우리네 신라면보단 못하지만?
마트에서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마트에 화장실이 없단다. 없는건 거짓말이고 직원 전용이겠지. 그래서 튀김만두집에 가서 화장실을 찾았지만 튀김만두집도 화장실이 없다네? 아니 이 사람들 볼일도 안보고 사나?
마지막으로 찾은곳은 주유소- 네르고의 차를 타고 도착한 주유소 화장실은 아- 더 이상의 말은 생략하기로. 결국 주유소 화장실을 포기하고 노상방뇨를 택했다.
오늘의 메인 목적지 욜링암- 바람이 칼바람 수준이다. 사진속 간이 건물(?)은 기념품을 파는 곳인데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았다.
욜링암에서도 친구와 함께 말을 타는 아미- 아미는 친구가 참 많다.
드넓은 들판을 지나 굽이굽이 물길까지 지나면,
요런 곳이 나온다. 요기서, 단체 사진도 찍고 각자 개인 사진도 남겼으나 지나고 보니 별 특별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몽골의 소년들- 몽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말은 잘 타는듯 하다. 우린 비싼 돈 내며 배워야 하는데 부럽다.
차로 돌아가는 길. 마지막에 남석오빠의 드론 타겟이 내가 돼서 드론이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 저 멀리 뛰어보라고 해서 열심히 뛰었더니 숨이 찬다. 운동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푸르공의 앞좌석-
이제는 익숙한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은 낙타들
초원 위의 염소떼들
신선하게만 느껴지던 이 광경들이 벌써 익숙해졌나보다.
어둠이 내려앉아서야 캠프에 도착했다. 무언가 잘못된건지 온식구가 한 게르 안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상황- 다행히 우리 멤버가 잘 침대는 있지만 네르고와 아미의 자리가 없다. 네르고와 아미는 차에서 자든 본인들끼리 알아서 하겠다고 했지만 어디 그럴수 있나- 좁은 침대지만 함께 자자며 아미와 네르고를 끌어 안았다.
귀신 나올 것 같은 화장실-
또 다시 술과 함께 무르 익는 밤
아미는 요리 준비에 한창이다. 일반 가이드와는 달리 일정부터 요리까지 하나 하나 신경써야하니 여간 까탈스러운것이 아닐텐데도 묵묵히 해내는 아미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나- 친구들은 수면 잠옷까지 가져왔다며 놀려댔지만 다시 생각해도 잘 한 선택이었다. 잠옷 하나로도 모자라 안에 티셔츠까지 껴입고 핫팩과 함께 동계용 침낭에 들어갔을 정도니 얼마나 추운지 상상이 되련지.
오늘의 보드카- 요 보드카는 사계절용으로 나오는 제품인데 우린 2가지 계절의 보드카를 구매했다. 어떤 계절을 구매했는진 기억이 나질 않지만 맛은 꽤 괜찮았던걸로 기억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아미가 겪었던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들 재미 없어하는 눈치다.
오늘은 기필코 별을 보리라 생각하고,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췄다. 결과는 실패- 별이 잘 안보여서 다시 4시에 알람을 맞췄지만 이것도 실패다. 포기할 수 없어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보니 새벽 5시 30분쯤 별이 쏟아지길 시작했다.
별은 쏟아졌지만 몽골의 새벽 추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노래 한곡을 틀어놓고 노래 한곡이 끝날 때까지 밖에 있다가 노래가 끝나면 다시 게르로 들어가는 패턴을 반복하며 별 구경을 했다. 은하수를 못봐서 아쉽지만 하늘에 빼곡하던 잠깐의 별들은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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