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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좌충우돌 몽골 여행 2일차_조이몽골리아와 함께하는 테를지


오늘은 몽골여행 2일차




6명의 멤버 중 가위바위보 공동 1, 2등을 차지한 진영이와 나는 가장 좋은 방을 초이스 했지만 나의 코고는 소리에 못견딘 진영이는 침낭을 들고 거실 소파로 나가버렸다. 가끔 나의 코골이에 힘들어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매일 고는 것은 아니고(고는 날이 더 많지만) 약하게 고는 날도 많은데 하필 피로에 찌들어 저세상으로 갔던듯 싶다.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국영 백화점 안에서 급하게 10만원을 환전 하고 조이몽골리아 대표님과 담당 가이드 아미를 만났다. 아미의 첫 인상은 아이라인 진한 쎈 언니- 여자들끼리 저 가이드 분 너무 무섭게 생겼다며 수근거렸다. 뭐 별 수 있나. 가이드를 바꿔달라 할수도 없고 쎈 외모와는 달리 친절할것이라 믿어본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유심을 받아 몽골 폰을 개통하고, 각자 투어비 550불을 지불했다. 




처음 탄 푸르공에서는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푸르공은 감성으로 타는 차인지라 창문도 어설프게 열린다. 우린 한국으로 치면 초겨울에 여행 온 셈이라 에어컨은 필요치 않아서 다행이다. 


가이드 아미는 앞좌석에 앉아 꽤 능숙한 한국어로 본인 소개와 드라이버 소개를 해줬다. 족히 40대는 넘어 보이던 네르고는 우리 멤버 중 가장 막내였고 반전에 반전을 더해 아기까지 있는 아기아빠였다. 가이드 아미는 나와 동갑이었고 한국에 살다 온 경험이 있어 한국말을 잘 한다고 했다. 차가웠던 쎈 언니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친절한 친구였다.


사진은 길가에서 아이들이 팔고 있던것인데, 가이드 아미가 네르고에게 잠시 멈춰 보라고 하더니 함께 먹자며 사왔다. 이빨로 살짝 깨물어서 내용물을 꺼내먹으면 되는데 맛을보니 잣이었다. 잣을 이렇게 먹기는 또 처음이다.


 


덜컹거리는 푸르공을 타고 처음으로 도착한 몽골의 마트- 마트는 거진 매일 갈 것이지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미리 사라고 해서 각자 회비 2만 투그릭씩 내고 함께 장을 봤다.




테를지로 가는 길에 몽골국립 박물관에 들렸다. 멀리서부터 위엄을 과시하는 징기스칸 동상




투어비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입장료는 가이드 아미가 계산하는 중이다.




몽골 전통의상을 체험해볼꺼냐는 아미의 말에 다들 우물쭈물 하다가 입어 보기로 했다. 추가 요금이 따로 있었는데 얼마였는지는 모르겠다. 각자 마음에드는 옷을 착용하고 사진을 찍는데 저 모자는 여간 무거운게 아니다. 고개를 조금만 옆으로 하면 내 머리가 딸려가는 기분이었다.




박물관 내부에서 엄마 아빠와 가족 사진 촬영을 하던 아이. 엄마 아빠도 전통의상을 입고 계셨다. 한국에는 이런 문화가 없는데, 한복 입고 가족 사진을 찍어도 멋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징기스칸 동상이 있는 탑층까지 올라 갔다가 드론까지 날리고 동물원에서만 보던 독수리와 마주 했다. 2마리의 독수리가 있었는데 한 놈은 덩치가 꽤 있는 독수리였다. 사진 속 독수리는 비교적 작은 독수리다.




독수리들의 주인 되시는 분- 멤버들이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어떻게서든 영업하시는 중이다.




우리는 아저씨의 영업에 넘어가서 각자 독수리와 함께 나름 인생샷을 남겼다. 생각보다 무거울것이라는 말에 작은 독수리를 들어봤는데 작은 독수리도 무거워서 팔이 아플 정도였다. 아미는 가이드라 그런지 무료로 독수리 체험을 했다. 뭐- 아미는 요 아이들을 한두번 만난게 아니겠지.




한참을 달려서 드디어 캠프에 도착했다. 우리 말고도 다른팀이 있는지 이미 여러대의 푸르공이 있었다.




우리 멤버는 남자 둘에 여자 넷이라 남자 게르, 여자 게르 2개의 게르를 배정 받았다. 여자들이 이용하는 게르는 침대가 4개라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남자들 게르는 침대가 2개 뿐이라 널널하다. 사진은 남자 게르다.




게르 한 가운데 있던 땔감들- 단풍이 한창일 선선한 한국과는 달리 몽골의 밤은 정말 춥다. 분명 산은 단풍으로 물 들었는데 그 위로 새하얀 눈들이 내려 앉아 있다.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이다.




게르는 저렇게 한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있다. 춥지 않게 천막같은걸로 덮어주긴 하는데 천막으로는 역부족이다.




게르에서 잠시 쉬다가, 베이스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름 잘 차려진 한 상이지만, 입맛에 영 맞지 않는다.





이건 홍차였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얘는 양고기 만두인데 남자들은 그럭저럭 잘 먹은 반면 여자들은 냄새 난다며 힘들어 했던 음식이다.




이건 몽골 라면이었나? 이놈의 기억,,




얘도 양고기였던것 같은데? 아무튼 남자들을 제외하곤 다들 먹는둥 마는둥이었다.




어설픈 식사를 마치고 다음 일정인 승마를 하러 가기 전에, 아무래도 추울것 같아서 옷 속에 옷을 껴입었다. 




말 타기 스타트! 난생 처음 타 본 말은 생각보다 탈만 했고, 휀스 쳐진 곳이 아닌 푸른 대초원을 거닐고 있으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을 할뻔 했지만 내가 탔던 말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다들 갈색빛 말을 탔고, 어쩌다보니 나만 백마를 타게 돼서 좋아했는데 이상한 말일줄이야,, 다행히 네르고가 내 말을 잘 길들여 줘서 네르고만 졸졸 쫓아 다니다가 네르고에게 1등으로 가고 싶다고 해서 멤버들과는 저 멀리 떨어져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그렇게 20~40분 정도 탔을까? 몽골의 가을바람은 매서웠고 콧물이 줄줄 흘러 나왔다. 너무 멀리 온 것같아 다시 돌아갈 생각에 막막해져서 이제 그만타고 싶다고 용기내어 말했더니, 다행히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캠프로 돌아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어느새 저녁 시간이 돼서, 함께 식당으로 모였다. 아미는 식당 아주머니들을 도와 음식 준비에 한창이다.




저녁 메뉴는 말로만 듣던 몽골의 전통음식 허르헉이었다. 




허르헉은 양고기와 야채를 달궈진 돌과 함께 쪄낸 음식인데 점심에 먹었던 양고기 만두와는 달리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함께 먹었던 칠리소스가 신의 한수였던건가?




고기에 이렇게 돌이 섞여 있어서 돌이 나오면 골라내야 한다. 배가 고픈 나머지 열심히 먹었더니 옆에 있던 친구가 발골하냐며, 날 놀려댔다. 치킨이든 뼈 고기든 고기는 깨끗이 발라내는 것이 미덕이지-




몽골식 수테차도 함께 맛볼 수 있었다. 수테차는 우유에 차를 타서 만든 몽골식 밀크티다. 인도에 다녀온 친구들 말로는 인도의 짜이와 비슷한 맛이라고 했다.




식사 후 알콜 타임- 몽골의 보드카는 정말 저렴하다. 한병에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 전 후면 웬만한 보드카를 구매할 수 있다. 먹다보니 술이 모자라서 식당에서 구매했다. 다들 밤이 깊어 가는지 모르고 새벽까지 마셔댄듯 하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팀은 이미 취했는지 몇몇은 인사불성이다. 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