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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좌충우돌 몽골 여행 3일차_작은 그랜드캐년 차강소브라가

아침에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10월의 눈이다. 저 뒤에 보이는 민트&옐로우 컬러의 건물은 화장실인데 따신물은 기대할수조차 없는 곳이다. 샤워는 꿈도 못꾼채 머리만 휘적휘적 대충 감았다. 아침은 볶음밥과 빵- 오늘도 긴 여정을 떠나야겠지.

 

 

달그랑 달그랑 푸르공의 매력, 뒷쪽 좌석에만 있는 이 낡은 창문은 열린채로 고정이 되질 않는다. 아날로그틱하게 500ml짜리 빈 생수통 하나를 끼워놨다. 그래도 썬팅은 돼있다. 푹푹 찌는 여름날엔 얼마나 더울까. 

 

잠시 거북바위에 들려서 사진을 남겼는데, 아무래도 우리 옷이 알록달록 너무 촌스러워서 블로그에까진 남길 수가 없다.

 

 

지나가는 길에 염소떼 한무리가 지나가길래 차를 멈춰세웠다. 어떻게보면 소규모로 다니는 프라이빗한 여행이라,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원하면 멈출 수 있다. 사진은 동갑내기 친구 가이드 아미와 나-

 

아미는 참 자유로운 영혼이다. 몽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하기 때문에, 본인은 몽골에선 노처녀라고 한다. 한국에선 전혀 아닌데 말이다. 아미에겐 한국에서 만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자친구가 있는데, 둘이 대화를 할 땐, 영어도 몽골어도 아랍어도 아닌 한국어로 소통한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한 커플-

 

 

생각보다 크고 냄새나던 낙타

 

 

다시 차에 타 먼 여정을 떠난다. 우리 팀은 매일 한칸씩 옆으로 옮기며 자리를 바꿔 앉았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앞자리 가운데 좌석은 정말 최악의 자리다. 자동차 모터가 있는지 볼록 튀어나와서 불편하기도 불편하고, 무지 뜨겁다. 지금도 이정돈데 여름엔 어떠련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핸드폰에 다운 받아 왔던 노래들은 신의 한수였다. 이 정도로 핸드폰이 안터질지 몰랐다. 네비도 없이 이 허허벌판을 찾아다니는 네르고가 그저 신기할 뿐-

 

 

드디어 도착한 이름 모를 마을

 

 

저 뒤에 한국어가 적혀진 레쓰비 커피와 맥심이 보인다.

 

 

오늘의 점심-

여러가지 메뉴로 골고루 시켰는데, 남자들을 제외하곤 다들 반응이 시원찮다. 몽골 대부분의 음식은 양고기를 이용해서 만드는지라 누린내가 좀 나는편이다.

 

 

나도, 특유의 양고기 누린내는 비위가 상해서 밀가루나 채소만 골라 먹었다.

 

 

동네의 아이들-

 

 

오늘도 마트에 들려, 보드카를 구매합니다. 

 

 

우리 멤버는 남자들과 진영이 말고는 술을 그리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 매번 적막한 분위기의 술 자리를 가졌다.

 

 

오늘의 메인 목적지 차강소브라가- 몽골의 미니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요기가 선셋 포인트라 선셋 때가 되면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절벽 끝에서 사진 찍기- 무서워서 끝까지는 가지 못했다. 아미는 여기서도 투혼으로 우리 멤버 한명 한명 열심히도 찍어줬다.

 

 

아미와 나의 뒷 모습

 

 

해는 모습을 감추고, 어느새 매직아워 타임. 점프만 열번도 넘게 한것 같다. 그래서 건진 사진! 각자 포즈가 참 다르다.

 

 

오늘 캠프는 분명 뜨거운 물이 나온다더니, 뜨거운 물은 무슨? 차디찬 찬물 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샤워 안했을텐데, 이미 옷을 다 벗어버려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소리지르며 고양이 샤워를 끝마쳤다. 

 

그리고 저녁,

옆 팀은 부르스타에 삼겹살 불판까지 준비해서 파티가 한창이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자니 도저히 그 냄새를 버틸 수 없어 게르로 대피했다. 한국에선 흔히 먹던 삼겹살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오붓한 우리의 게르- 차 안에서 그렇게 많이 잤는데도 자꾸 눈꺼플이 감겼다.

 

 

이미 취한 멤버님과 네르고, 아미- 나는 버티다 버티다 못해, 혼자 게르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오늘은 게르에 침대가 3개, 3개씩 놓아 있다고해서 어쩔 수 없이 남석오빠 빈이와 함께 한 게르를 썼다. 이 날은 다행히도 코는 골지 않았나보다.